8월 12일 밤 정점을 맞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신월과 겹쳐 올해 관측·촬영 조건이 특히 좋다. 예전과 달리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15~30초 장노출을 지원하는 야간·천체 모드를 갖춰, 밝은 유성이라면 별도 카메라 없이도 담을 수 있다. 다만 삼각대는 사실상 필수이며, 더 선명하고 어두운 유성까지 담고 싶을 때 미러리스가 유리하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가 8월 12일 밤부터 13일 새벽 사이 정점을 맞는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극대 시각을 13일 낮으로 보는데, 극대가 낮이라 우리나라에서는 그 전후인 12일 자정 이후부터 13일 동트기 전까지가 가장 좋고, 하루 뒤인 13일 밤도 볼 만하다. 올해가 특별한 건 마침 12일이 달이 거의 보이지 않는 신월과 겹쳐, 달빛 방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도심을 벗어난 어두운 곳이라면 시간당 수십 개, 조건이 아주 좋으면 시간당 100개 안팎까지 볼 수 있는, 촬영에도 유리한 조건이다. 다만 도시 불빛이 많은 곳에서는 눈으로도 몇 개 보기 어렵고 사진에도 잘 담기지 않으니, 되도록 광공해가 적은 곳으로 나가고 도착한 뒤 20~30분쯤 어둠에 눈을 적응시키는 게 좋다.

Shivansh Sharma
문제는 유성이 정지한 별과 다르다는 데 있다. 언제 어디서 떨어질지 알 수 없고, 한 줄기 빛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간다. 그래서 셔터를 눌러 한 장 '찰칵' 찍는 방식으로는 성공률이 매우 낮고, 셔터를 누른 그 순간 하필 유성이 지나갈 확률은 거의 없다. 핵심은 카메라를 한곳에 고정해 두고 셔터를 길게 열어, 그사이 유성이 화면 안을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다. 유성은 하늘 넓은 범위에 걸쳐 떨어지므로, 특정 지점을 겨누기보다 하늘을 되도록 넓게 담는 편이 걸릴 확률을 높인다.

Zeynep Sude Emek
예전에는 '별똥별은 폰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이 정설이었다. 수동 설정이 제한적이고 노출을 길게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사정이 달라졌다. 아이폰은 iOS 26부터 야간 모드 최대 노출이 10초에서 30초로 늘었고, 픽셀의 나이트 사이트 천체 사진 모드나 갤럭시의 야간·프로 모드도 15~30초 장노출을 지원한다. 이 정도면 밝은 유성은 충분히 담을 수 있다. 이런 모드들은 어두운 곳에서 폰이 흔들리지 않고 고정돼 있을 때만 긴 노출 옵션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즉 최근 몇 년 안에 산 상위급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면, 별도의 카메라 없이도 도전해 볼 만하다.

Felix Kiss
대신 하나는 양보할 수 없다. 삼각대다. 장노출은 몇 초에서 수십 초 동안 셔터가 열려 있기 때문에, 손으로 들고 찍으면 화면이 흔들려 사진을 통째로 망친다. 값비쌀 필요는 없고, 폰을 물리는 클램프가 달린 저렴한 삼각대면 충분하다. 삼각대가 없다면 난간이나 벤치, 자동차 지붕 위에 폰을 기대 완전히 고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요한 건 노출이 진행되는 동안 폰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설정은 가능하면 프로(수동) 모드에서 광각(1배) 렌즈를 쓰고, 노출은 15~30초, ISO는 1600~3200 정도로 맞춘다. 초점은 무한대에 두고, 셔터를 누를 때의 미세한 흔들림을 없애기 위해 2초 타이머를 걸어두면 좋다. 가장 현실적인 전략은 인터벌(연속 촬영)이나 하이퍼랩스로 같은 하늘을 계속 찍어 두고, 나중에 유성이 걸린 프레임을 골라내는 것이다. 여름이라도 새벽엔 렌즈에 김이 서릴 수 있으니, 렌즈에 결로가 생기면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주고, 핫팩을 렌즈 근처에 두면 김서림을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미러리스나 DSLR은 언제 필요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필수는 아니다. 다만 밝은 조리개(F2.8 안팎)의 광각 렌즈와 인터벌 촬영을 조합하면, 어두운 유성까지 더 선명하고 밝게 담을 수 있어 성공률이 올라간다. 사진을 크게 인화하거나 은하수를 배경으로 작품처럼 담고 싶다면 전용 카메라가 확실히 유리하다. 반대로 '눈으로 본 별똥별을 기록으로 남기는' 정도가 목표라면, 최신 스마트폰과 삼각대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정리하면, 최신 상위급 폰을 쓰고 삼각대만 준비하면 폰카로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고, 폰이 오래됐거나 야간·천체 모드가 없다면 이번엔 눈으로 즐기며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 편이 낫다. 장비를 새로 장만하기 전에, 우선 지금 가진 폰으로 12일 밤 하늘에 도전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