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8월 15일 직권면직됐지만 스마트폰·노트북은 2025년 상호관세에서 이미 면제돼 완제품 값이 당장 출렁일 상황은 아니다. 진짜 가격 변수는 12월 4일 시행되는 폴리실리콘을 시작으로 확대될 반도체 232조 관세이며, 여한구 경질로 이를 다룰 한미 협상 라인이 공백에 놓인 점이 관건이다. 후임 인선 시점과 반도체 관세의 완제품 확대 여부, 한국의 15% 상한 유지 여부를 지켜보면 값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
먼저 결론부터.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8월 15일 0시부로 직권면직됐지만, 그렇다고 당장 새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값이 출렁일 상황은 아니다. 완제품 전자기기는 미국 관세 논쟁에서 한 발 비켜서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소식이 가전 구매자에게 의미가 있는 건, 진짜 가격 뇌관인 반도체 관세를 다룰 협상 라인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순서대로 짚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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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4월 상호관세를 도입하면서 스마트폰, 노트북, 하드드라이브, 평판 모니터 등 주요 전자기기를 면제 목록에 올렸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이들 품목을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고, 적용은 소급됐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 제품들에 관세를 물리면 미국 소비자 물가가 바로 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완제품 스마트폰과 노트북은 지금도 상호관세를 직접 얻어맞지는 않은 상태다. 한국 소비자가 사는 기기 가격이 이번 인사로 즉시 뛸 이유는 없다.
문제는 이 면제가 영구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전자기기 면제를 "한시적 유예"라고 못 박으며, 이 제품들이 결국 반도체 분야별 관세에 포함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여 전 본부장은 바로 그 한미 관세협상과 미국 무역법 301조 조사를 총괄해온 인물이다.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채 박정성 통상차관보 중심의 비상체계로 넘어간 지금, 반도체 관세라는 큰 파도를 앞두고 협상 운전대를 잡을 사람이 비어 있는 셈이다. 완제품 값이 아니라 그 뒤에 놓인 부품·반도체 협상의 속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전자기기 가격을 실제로 좌우할 변수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반도체 관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6일 반도체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과 파생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서명 120일 뒤인 12월 4일부터 시행되며, 조사 범위에는 웨이퍼와 반도체, 태양광 셀·모듈까지 폭넓게 들어간다. 트럼프는 별도로 반도체에 최대 100% 관세를 물리겠다는 위협도 내놓은 상태다.
여기서 한국의 위치가 중요하다. 미국과 무역합의를 체결한 한국·일본·EU·대만·스위스는 232조 관세와 최혜국(MFN) 관세를 합산해도 총 15% 상한만 적용받는다. 이 상한을 지켜내고 확대하는 일이 통상 라인의 핵심 과제인데, 하필 그 수장 자리가 비었다.
노트북·폰 구매를 고민 중이라면, 여한구 경질 자체보다 다음 세 가지를 지켜보는 편이 실속 있다.
첫째, 후임 통상교섭본부장 인선 시점이다. 인선이 빠르면 반도체 협상 공백은 관리 가능하다. 둘째, 12월 4일로 예정된 폴리실리콘 관세 시행과 이후 반도체 232조의 완제품 확대 여부다. 이게 실제로 스마트폰·노트북 원가에 닿는 시점이다. 셋째, 한국의 15% 상한이 반도체 완제품에도 유지되는지다.
지금 당장은 "관세 때문에 값이 오르니 서둘러 사라" 같은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12월 반도체 관세 시행과 후임 인선 뉴스가 나오는 시점이, 전자기기 값 흐름을 다시 계산해볼 진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