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첫 구매의 결정적 변수는 배터리나 디자인이 아니라 지금 쓰는 스마트폰이다. 애플워치는 아이폰에서만, 갤럭시워치는 안드로이드에서만 작동해 교차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폰이 정해지면 배터리, 건강 기능, 예산 순으로 세부 모델을 고르면 된다.
스마트워치를 처음 살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시곗줄 색도, 화면 크기도 아니다. 지금 손에 쥔 스마트폰이다.
애플워치는 아이폰하고만 페어링된다. 안드로이드폰에서는 아예 연결되지 않고, 아이폰 없이 애플워치만 쓰는 것도 불가능하다. 반대로 갤럭시워치는 안드로이드 전용이라 아이폰과 짝을 이룰 수 없다. 즉 아이폰 사용자에게는 애플워치가,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는 갤럭시워치(또는 웨어 OS 계열)가 사실상 정해진 답이다.
한 가지 더. 갤럭시워치의 심전도(ECG)나 혈압 측정 같은 기능은 삼성 갤럭시폰과 짝을 이룰 때 매끄럽게 돌아간다. 갤럭시가 아닌 다른 안드로이드폰이라면 일부 건강 기능이 제한될 수 있으니, '삼성폰이냐 아니냐'까지 따져보는 게 좋다.
Photo by Luke Chesser on Unsplash
둘 다 하루 이상은 버틴다. 다만 여유는 갤럭시 쪽이 조금 더 있다.
애플워치 시리즈11은 대략 하루 남짓(공식 기준 24시간대, 실사용 테스트에선 그 이상) 지속되고 저전력 모드에선 최대 38시간까지 늘어난다. 갤럭시워치8은 한 번 충전에 약 30시간, 가볍게 쓰면 1.5~2일가량 간다. 매일 밤 충전이 번거로운 사람이라면 이 차이가 은근히 체감된다.
대신 애플워치는 급속충전이 강점이다. 30분이면 절반, 15분 충전으로 약 8시간을 쓸 수 있어 '자기 전에 잠깐 꽂아두는' 습관이면 실사용에서 부족함이 적다. 만약 1~2주씩 충전 없이 쓰고 싶다면 가민이나 어메이즈핏 계열이 답이지만, 그쪽은 결제나 앱 같은 스마트 기능이 약해 성격이 다른 제품이다.
심전도, 혈중산소, 수면 측정 같은 기본기는 두 제품 모두 갖췄다. 갈리는 건 강조점이다.
애플워치 시리즈11은 이번에 고혈압 가능성을 알려주는 알림 기능을 새로 넣었다. 갤럭시워치8은 생체전기임피던스를 이용한 체성분 분석과 피부 항산화 지표(카로티노이드) 측정처럼 삼성 헬스 생태계와 엮인 기능을 앞세운다.
다만 손목에서 잰 수치는 진단이 아니라 추세를 보는 용도다. 혈압이든 체성분이든, 어제와 오늘을 비교하며 흐름을 살피는 데 의미가 있지 병원 검사를 대체하지는 못한다. 이 전제를 두고 어느 방향이 내 관심사에 맞는지 보면 된다.
최신 상위 모델은 애플워치 시리즈11이 미국 기준 399달러, 갤럭시워치8이 350달러부터다. 하지만 첫 구매라면 입문 모델부터 보는 게 합리적이다.
애플워치 SE3는 국내 출시가가 40mm 369,000원, 44mm 409,000원이다. 알림 확인, 운동 기록, 넘어짐 감지 같은 안전 기능은 충분히 갖췄다. 단, 심전도와 혈중산소 측정은 빠져 있어 이 두 기능을 원한다면 상위 모델로 올라가야 한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라면 27만 원대의 갤럭시워치 FE가 비슷한 위치의 입문 카드다.
정리하면 판단 순서는 이렇다. 아이폰이면 애플워치, 삼성 갤럭시폰이면 갤럭시워치가 기본값이다. 알림과 기본 운동·안전 기능만으로 충분하고 예산을 아끼고 싶다면 SE3나 갤럭시워치 FE가 현실적이다. 심전도나 혈압 추이 같은 건강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보고 싶다면 처음부터 상위 모델을 고르는 편이 나중에 아쉬움이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