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가 HBM과 서버용 D램을 빨아들이면서 스마트폰용 메모리가 부족해져, 애플은 신형과 기존 아이폰 가격을 함께 올렸고 삼성도 조정을 검토 중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6년 스마트폰 평균 가격이 약 15%, 신규 모델은 약 2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교체가 급하지 않다면 정점 시기, 저장 용량, 인상 전 재고 세 가지를 따져 구매 시점을 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스마트폰값을 밀어 올리는 건 새 기능이 아니라 메모리다. 애플은 최근 신형 아이폰 18 시리즈뿐 아니라 이미 팔고 있던 아이폰 17·16의 국내 가격까지 함께 올렸다. 신제품 프리미엄이 아니라, 부품값 상승이 기존 재고 가격에까지 번진 것이다.
삼성도 예외로 보기 어렵다.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 S26 시리즈의 가격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상 여부와 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확정된 사실은 애플의 인상, 검토 단계인 쪽은 삼성이라고 구분해 두는 편이 정확하다.

Antoni Shkraba
원인은 스마트폰 밖에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필요로 하는 HBM과 서버용 D램 수요가 폭발하면서, 반도체 회사들이 한정된 생산 능력을 이 고부가가치 제품에 먼저 배정하고 있다. 그 여파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D램(LPDDR)과 낸드플래시 물량이 줄었다.
수요는 데이터센터가 끌고, 공급은 그쪽으로 쏠린다. 스마트폰은 남은 물량을 더 비싼 값에 사와야 하는 처지가 됐다. 삼성전자마저 2026년 메모리 공급 부족을 공개적으로 경고했을 정도다. 부품 시장에서 애플의 가격 협상력도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세계 최대 규모로 부품을 사들이는 업체조차 값을 깎기 어렵다면, 나머지 제조사의 사정은 더 빠듯할 수밖에 없다.
상승 폭은 가파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D램 가격이 2025년 4분기 40~50% 오른 데 이어 2026년 1분기에도 비슷한 폭의 추가 상승을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2026년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가 직전 분기보다 55~60%, 낸드플래시는 33~38% 오를 것으로 봤다. 일부 모바일 메모리 품목은 1년 전보다 300% 가까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 원가가 완제품으로 넘어오는 흐름도 예측돼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6년 스마트폰 평균 가격이 약 15%, 새로 나오는 모델은 약 2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 세대 기기가 유독 비싸지는 건 사양 경쟁 때문이 아니라, 이 원가 구조가 신제품에 먼저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특정 모델 하나가 비싼 게 아니라, 앞으로 나올 기기 전반이 구조적으로 비싸지는 국면이다. 그래서 구매 판단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정점 시기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상반기에 꺾일 것이라는 관측과 부족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함께 나온다. 지금 나온 인상률은 확정된 값이 아니라 전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급하지 않은 교체일수록 서두르지 않는 쪽이 리스크가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