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형과 커널형은 귀를 막느냐 여부에서 갈리며, 이 차이가 차음과 착용감, 어울리는 용도를 모두 결정한다. 그래서 제품 스펙을 비교하기 전에 내가 주로 쓰는 환경에 맞는 형태를 먼저 정하는 편이 실패가 적다. 주변 소리를 들어야 하는 운동·야외라면 오픈형, 소음을 차단하고 몰입해야 하는 출퇴근·사무라면 커널형이 판단 기준이 된다.

무선이어폰을 처음 고를 때 음질부터 비교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만족을 가르는 건 이어폰이 귀를 막는 형태냐 아니냐다. 커널형은 실리콘 팁으로 귓구멍을 막아 소리를 가두고, 오픈형은 귀를 열어둔 채 소리를 흘려보낸다. 이 구조 차이 하나가 차음, 착용감, 저음의 두께를 모두 결정한다.
커널형은 귓구멍을 밀폐하기 때문에 외부 소음을 물리적으로 막아주고, 그만큼 저음이 두껍게 들린다. 노이즈 캔슬링(ANC)이 없어도 지하철이나 카페 소음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대신 오래 끼면 귀 안쪽이 눌리는 압박감과 먹먹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오픈형은 귀를 막지 않아 장시간 착용이 편하고 주변 소리가 자연스럽게 들어온다. 최근 나오는 오픈형에도 ANC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귀를 막지 않는 구조라 차음 효과는 조용한 사무실이나 카페 수준까지다. 지하철이나 공사장 같은 큰 소음에서는 커널형을 따라가기 어렵다.

Blue Bird
용도를 먼저 정하면 형태는 거의 자동으로 정해진다.
야외 러닝이나 자전거처럼 주변 소리를 들어야 안전한 상황이라면 오픈형이 유리하다. 차 소리나 사람이 다가오는 기척을 놓치지 않고, 땀이 차도 압박감이 덜하다. 귀에 거는 이어훅이 달린 오픈형은 흔들림에도 잘 빠지지 않아 운동용으로 자주 추천된다.
반대로 출퇴근 지하철, 카페, 사무실처럼 소음 속에서 음악이나 통화에 집중해야 한다면 커널형이 낫다. 같은 볼륨이라도 차음이 되면 소리를 더 키우지 않아도 되니 귀 건강에도 유리한 면이 있다. 다만 사무실에서 동료가 부르는 소리를 자주 놓쳐야 하는 자리라면, 주변 소리를 들려주는 앰비언트 기능이 있는 커널형을 고르는 편이 현실적이다.
정리하면 '주변 소리를 들어야 하나'가 첫 번째 갈림길이고, '소음을 차단하고 몰입해야 하나'가 두 번째 갈림길이다.
형태를 정했다면 다음은 가격대다. 10만 원 이하 저가형도 음악 감상에는 대부분 충분하지만, 값이 올라가면서 달라지는 지점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
무선이어폰의 평균 수명은 2~3년이고 배터리 교체가 사실상 어렵다. 그래서 무조건 '가장 싼 것'을 고르기보다, 2~3년은 쓸 만한 최소한의 사양을 갖춘 제품을 고르는 편이 길게 보면 이득이다.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이어폰은 '가장 좋은 것'을 사는 물건이 아니라 '내가 주로 있는 곳'에 맞추는 물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