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HBM 수요로 범용 메모리까지 공급이 쏠리면서 2026년 DRAM·낸드 가격이 전분기 대비 수십 퍼센트씩 올랐고, 스마트폰·노트북 값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가격 압박이 2027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 기다리면 싸진다는 공식이 당분간 통하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기기라면 용량을 넉넉히 확보해 사두고, 급하지 않다면 프리미엄이 덜 붙은 재고·구형 모델을 노리는 편이 현실적이다.
새 폰이나 노트북을 살 계획이라면 먼저 알아둘 게 있다. 지금은 시간을 끈다고 가격이 내려갈 상황이 아니다. 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값이 치솟았고, 그 부담이 완제품 가격으로 넘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제품값은 보통 신제품이 나온 뒤 시간이 지나면 떨어진다. 그런데 원가의 큰 축인 메모리가 오르는 국면에서는 이 공식이 흔들린다. 지금 사야 할지, 다음 분기를 기다릴지 판단하려면 가격이 왜 오르는지부터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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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메모리 시장이 어떤 상태인지는 마이크론 실적에 그대로 드러난다. 마이크론의 2026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542억 달러, 약 73조50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의 5배, 직전 분기보다도 30% 넘게 늘었고 월가 예상치도 웃돌았다.
증가를 이끈 건 AI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18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1배 넘게 뛰었다. 메모리 회사가 이 정도로 돈을 버는 건 그만큼 수요가 공급을 압도한다는 뜻이고, 가격 협상력이 완전히 파는 쪽으로 넘어갔다는 신호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HBM)와 내 노트북에 들어가는 메모리는 다른 제품인데, 왜 같이 오를까.
핵심은 생산 능력이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제조사들이 돈이 되는 HBM과 서버용 DDR5에 공장을 몰아주면서, 정작 PC와 스마트폰에 쓰이는 범용 메모리 생산이 뒤로 밀렸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물량이 줄었으니 값이 오른다. 업계에서 이 상황을 '램마겟돈'이라 부를 만큼 공급 부족이 구조적이다.
숫자로 보면 체감이 된다. 시장조사업체 집계에서 2026년 1분기 DRAM 가격은 전분기 대비 50% 넘게, 낸드플래시는 90% 넘게 올랐다. 2분기에도 DRAM은 58~63% 추가 상승했고, 트렌드포스는 올해 연간 기준 7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담은 두 가지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넘어온다. 하나는 사양을 낮추는 것이다. 같은 값을 유지하는 대신 메모리를 8GB로 줄이거나 화면 등급을 낮추는 식이다. 다른 하나는 사양을 그대로 두고 출고가를 올리는 것이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건 원가에서 메모리 비중이 큰 보급형 노트북이다. 실제로 애플과 델 등 주요 PC 브랜드는 인도 시장에서 노트북 가격을 올렸다. 겉으로 같은 모델처럼 보여도 속 사양이 달라졌을 수 있으니, 신제품일수록 용량과 화면 사양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다만 특정 모델의 다음 출시가가 정확히 얼마나 오를지는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 전반적인 방향이 위쪽이라는 것까지가 지금 말할 수 있는 선이다.
정답은 제품이 아니라 내 상황에 달렸다. 아래 순서로 따져보면 된다.
요약하면, 이번 국면에서 '기다림'은 예전만큼 좋은 전략이 아니다. 다만 그렇다고 서두를 필요도 없다. 당장 필요하면 용량을 챙겨 지금 사고, 급하지 않다면 프리미엄이 덜 붙은 재고·구형 모델을 노리는 쪽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