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세탁기·에어컨 같은 대형 중고 가전은 이동과 설치가 어렵고 수리비 부담이 커서, 가격보다 컴프레서 등 핵심 부품의 남은 수명과 숨은 하자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온라인 거래에서는 소음이나 냉각 불량을 숨기는 사례가 많은데, 분쟁해결기준상 미고지 중대 하자는 수령 3일 내 전액 환불, 10일 내 50% 환불이 권고되므로 받은 직후 바로 작동시켜 봐야 한다. 제조년월, AS 잔여, 작동 영상, 수리 이력 등을 판매자에게 물어보면 상당수 하자를 미리 거를 수 있다.

중고 노트북은 잘못 사도 다시 팔거나 바꾸기 쉽다. 하지만 냉장고·세탁기·에어컨 같은 대형 가전은 한번 들이면 옮기기 어렵고, 설치비가 따로 들며, 고장 나면 수리비가 만만치 않다. 세탁기는 누수가 생기면 바닥과 벽까지 손상될 수 있다.
그래서 대형 가전은 '싸게 샀다'가 아니라 '몇 년을 더 쓸 수 있느냐'로 따져야 한다. 사기 전에 성능, 핵심 부품의 남은 수명, 숨은 하자 이 세 가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Ilya Batorshin
가장 먼저 제조년월을 본다. 냉장고와 에어컨의 심장인 컴프레서는 보통 10년 안팎을 수명으로 잡는다. 특히 냉장고 컴프레서는 제조사가 대개 10년 무상보증을 걸어두는데, 제조일이 오래되면 이 보증을 못 받고 전기 효율도 떨어져 전기료가 더 나온다. 제조년월은 문 안쪽이나 실외기 옆면의 정보 스티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품목마다 봐야 할 곳은 다르다.
| 품목 | 꼭 볼 것 | 위험 신호 |
|---|---|---|
| 냉장고 | 제조일·컴프레서 보증·냉각력 | 10년 초과, 냉동칸이 덜 참 |
| 세탁기 | 급수·탈수·배수·누수 | '덜덜·꿍꿍' 소음, 바닥 물기 |
| 에어컨 | 찬바람·냉매·실외기 상태 | 배관에 성에, AS 안 되는 브랜드 |
세탁기는 반드시 작동시켜 물이 제때 들어오고, 세탁통이 흔들림 없이 돌며, 배수가 끝까지 빠지는지 본다. 탈수할 때 진동이 심하거나 '덜덜', '꿍꿍' 소리가 나면 베어링이나 모터가 상했을 수 있다. 에어컨은 찬바람 세기뿐 아니라 실외기 배관에 성에가 끼는지 살핀다. 성에는 냉매 누설의 신호일 수 있다. 삼성·LG·캐리어처럼 이름 있는 브랜드는 중고여도 AS를 받을 수 있으니 제조년도와 함께 확인해두면 좋다.
문제는 사진과 짧은 설명만 보고 사는 온라인 거래다. "작동 잘 됨"이라고만 적어두고 소음이나 냉각 불량을 숨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개인 간 중고거래 분쟁은 2022년 4200건으로, 2019년(535건)의 여덟 배로 늘었다.
그래서 알아둘 것이 하나 있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과 맺은 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판매자가 전혀 알리지 않은 중대한 하자가 수령 후 3일 안에 드러나면 수리비 배상이나 전액 환불이, 10일 안이면 구입가의 50% 환불이 권고된다. 법적 강제력이 있는 규정은 아니지만 분쟁이 생겼을 때 기준점이 된다. 뒤집어 말하면, 물건을 받은 직후 곧바로 작동시켜 봐야 이 기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거래 전 아래를 물어보면 상당수의 하자를 미리 걸러낼 수 있다.
이 중 작동 영상 요청이나 직접 확인을 거부하고, 제조년도를 얼버무린다면 거래를 서두르지 않는 편이 낫다. 대형 가전은 몇만 원 아끼려다 설치비와 수리비로 더 큰 돈이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