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10월 삼성전자가 갤럭시 게임 성능을 과장 광고했다며 과징금 약 200억원을 부과했다. 광고에 나오는 성능은 짧은 순간의 최고치여서, 발열로 속도가 낮아지는 지속 성능과는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구매 전 지속 성능 벤치마크와 발열 리뷰를 교차 확인하면 광고가 가린 부분을 가늠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10월 삼성전자가 갤럭시 게임 성능을 과장했다며 과징금 약 200억원(잠정)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 판단의 핵심은 성능을 부풀렸다는 게 아니라, 성능을 깎는 기능이 작동한다는 사실을 광고에서 알리지 않았다는 데 있다.
문제가 된 기능은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다. GOS에는 기기 온도에 따라 성능을 조절하는 일반정책과, 특정 고사양 게임을 실행하면 기기 상태와 무관하게 CPU·GPU 최대 성능을 미리 정한 수준으로 제한하는 개별정책이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성능이 제한되는 고사양 게임은 갤럭시 S21 시리즈 82개, S22 시리즈 47개, 탭 S8 시리즈 8개였다.
그사이 광고 문구는 "모바일 게임 경험의 끝판왕" 같은 표현이었다. 공정위는 2021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의 광고를 표시광고법상 기만적인 표시·광고로 봤다. 삼성전자는 이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서기로 했고, GOS는 발열 관리를 위한 최적화 기능이며 공정위가 상한 비율만 언급했을 뿐 실제 게임 경험에 미친 영향은 밝히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아직 법원 판단은 나오지 않았으니, 위법 여부가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Andrea Piacquadio
중요한 건 이 사례가 특정 제조사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스마트폰은 노트북처럼 팬이 없어 열을 식히기 어렵다. 그래서 어떤 기기든 부하가 길어지면 온도를 지키려고 칩 속도를 낮춘다. 이게 스로틀링이다.
광고와 초기 리뷰에 나오는 점수는 대개 짧은 순간의 최고치, 즉 피크 성능이다. 반면 게임을 30분 이어서 할 때 체감하는 건 열이 오른 뒤의 지속 성능이다. GOS 사례가 보여준 간극이 바로 이 둘의 차이다. 조금 과장하면, 광고는 첫 1분을, 실사용은 20분째를 말한다.
그래서 같은 칩을 써도 기기마다 지속 성능이 다르다. 열을 넓게 퍼뜨리는 베이퍼 챔버 냉각과 열이 한곳에 모이는 방식은 긴 부하에서 점수 하락 폭이 갈린다. 스펙표의 칩 이름만 같다고 성능이 같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벤치마크를 볼 때 숫자 하나에 눈이 가기 쉽지만, 구매 판단에는 지속 성능이 더 가깝다.
긱벤치(Geekbench)는 짧게 부하를 주는 방식이라 순간 최고 점수가 잘 나온다. 제품 소개에서 흔히 인용되는 숫자다. 반대로 3DMark의 와일드 라이프 스트레스 테스트는 같은 부하를 여러 번 반복해 시간에 따른 성능 그래프와 안정성(stability) 비율을 보여준다. 이 비율은 반복 구간에서 성능이 얼마나 유지됐는지를 나타내며, 벤치마크 사이트에는 기기별로 98%처럼 높은 값과 76%처럼 낮은 값이 함께 공개돼 있다. 같은 칩이라도 이 숫자가 낮으면 길게 쓸 때 더 느려진다는 뜻이다.
실제 측정 사례도 참고가 된다. 리뷰 매체 노트북체크가 아이폰 15 프로 맥스를 GPU 스트레스 테스트로 돌렸을 때, 반복이 끝날 무렵 성능이 약 40% 떨어졌다. 수동 냉각 구조에서는 이 정도 하락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즉 지속 성능 그래프가 아래로 꺾이는 것 자체는 결함이 아니라, 얼마나 완만하게 꺾이느냐를 봐야 한다는 뜻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 벤치마크 앱을 감지해 그 순간만 성능을 끌어올리는 이른바 벤치마크 부스팅 논란이 과거에 여러 번 있었다. 안정성 수치가 유독 완벽에 가깝다면 냉각 실력인지 측정용 튜닝인지 한 번 더 의심해볼 만하다.
정보를 보는 순서를 정해두면 광고가 가린 부분을 빠르게 가늠할 수 있다.
먼저 공식 스펙에서 칩셋과 냉각 방식, 디스플레이 주사율을 확인한다. 다음으로 전문 리뷰에서 한 번 점수가 아니라 지속 성능 그래프와 발열 온도 측정을 찾는다. 그래프가 급격히 꺾이거나 겉면 온도가 높게 나오면, 광고가 말한 성능은 첫 구간에만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은 실사용 후기다. 자신이 오래 돌릴 게임이나 앱 이름으로 검색해 장시간 플레이 영상이나 후기를 본다. 발열로 손이 뜨겁다거나 일정 시간 뒤 프레임이 떨어진다는 반복된 언급은 스펙표보다 정직한 신호다.
광고 문구 자체를 탓할 필요는 없다. 다만 조건이 빠진 성능 표현은 한 번 멈춰 읽는 습관이 현실적이다.
"끝판왕", "역대급" 같은 형용사에는 어떤 조건에서,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 성능인지가 대개 빠져 있다. GOS 사례의 쟁점도 성능 수치 자체가 아니라 생략된 조건이었다. 측정 환경이나 지속 시간을 함께 밝힌 설명은 상대적으로 믿을 만하고, 조건 없이 최고치만 강조하는 문구는 피크 성능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편이 안전하다.
정리하면 기준은 단순하다. 광고가 성능의 최고점을 말할 때, 구매자는 그 성능이 얼마나 버티는지를 따로 확인하면 된다. 그 확인 비용은 리뷰 몇 개를 읽는 시간이고, 아낄 수 있는 건 수십만 원짜리 선택의 후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