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생산직과 기술사무직을 아우르는 통합노조가 8월 13일 출범하면서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커졌다. 하지만 이는 이익 배분을 둘러싼 다툼이고 아직 파업 계획도 없어, 램·SSD 생산에 곧바로 영향을 줄 단계는 아니다. 지금의 가격 상승은 노조가 아니라 AI 수요發 공급 부족에서 오는 만큼, 구매 판단은 쟁의행위 돌입 여부와 분리해서 봐야 한다.
8월 13일 SK하이닉스에서 생산직과 기술사무직을 아우르는 통합노조가 설립 인증을 받고 공식 출범했다. 현재 조합원은 약 2,400명이다. 전 직원 약 3만 5천 명의 과반인 1만 8천 명을 모아 대표 교섭권을 쥐는 것이 목표다.
발단은 성과급이다. 노조는 이미 합의된 초과이익분배금(PS)을 회사가 일부 자사주로 지급하려 하자 반발하고 있다. 현금 지급 원칙을 지켜야 하고, 지급 방식을 바꾸려면 근로기준법상 집단 동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회사는 주식으로 주되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짚어둘 점은 이 갈등의 성격이다. 반도체를 얼마나 만드느냐가 아니라, 번 돈을 어떻게 나누느냐를 둘러싼 다툼이다. 가격을 걱정하는 구매자에게는 이 구분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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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팹은 24시간 자동화 설비로 돌아간다. 노조 갈등이 곧바로 라인 정지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다. 참고할 선례가 있다. 삼성전자 전국삼성전자노조는 2024년 5월 29일 창사 첫 파업에 들어갔지만 25일 만에 마무리됐다. 당시는 반도체 업황이 회복기였고 쟁의도 연차 사용과 집회 중심이어서, 실질적인 생산 차질은 사실상 빚어지지 않았다.
SK하이닉스 통합노조 역시 지금은 파업이나 쟁의행위 계획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기존 3개 노조가 회사와 6차 본교섭까지 진행 중인 단계다. 교섭이 깨지고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실제 파업에 이르기까지는 여러 절차가 남아 있다.
지금 D램과 SSD 가격이 오르는 원인은 다른 데 있다. AI 서버 수요로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진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5년 4분기 메모리 계약가가 약 50% 급등했고 2026년 상반기에도 추가로 오를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는 HBM과 D램, 낸드의 2026년 생산분이 이미 완판됐다고 밝혔다.
이 상승은 노조 출범보다 앞서 진행돼 왔다. 설령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그것이 새로운 원인이 되어 가격을 밀어올리는 그림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공급이 부분적으로 풀리는 시점을 SK하이닉스 M15X 팹이 2026년 하반기 가동을 시작하는 때로 본다.
필요한 시점이 정해져 있다면 노조 갈등을 구매를 미룰 이유로 삼을 근거는 약하다. 상승 추세는 노조와 무관하게 이어지고 있고, 기다리는 사이 값이 더 오를 수 있다. 반대로 당장 급하지 않다면 공급 정상화 신호를 기다려볼 수 있는데, 그 신호는 노조 협상이 아니라 팹 가동과 완판 물량 해소에서 나온다.
그래도 노조發 리스크를 지켜보고 싶다면 확인할 지표는 세 가지다. 교섭 결렬 뒤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실시되는지, 실제 파업이 시작된다면 연차·집회식인지 라인 중단을 동반하는지, 그리고 회사의 생산·출하 공시에 차질 언급이 뜨는지다. 8월 13일 현재 셋 중 어느 것도 현실화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