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용 HBM이 범용 D램의 3배 넘는 웨이퍼를 차지하면서 일반 메모리 공급이 줄어 4분기 범용 D램 계약가가 10~15%, 낸드가 15~20% 더 오를 전망이다. 메모리 원가 상승은 스마트폰 값으로 번져 제조사들은 출고가 인상과 함께 램 용량을 줄이는 스펙 다이어트로 대응하고 있다. 고용량 램·대용량 저장 구성일수록 인상 타격이 크므로 메모리 비중이 큰 모델은 인상 반영 전에, 용량이 덜 중요하면 서두르지 않고 판단하는 편이 낫다.

새 스마트폰 값이 들썩이는 배경에는 AI가 있다. 데이터센터용 HBM 수요가 폭발하면서 제조사들이 돈이 되는 HBM에 생산 역량을 몰고, 그 바람에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일반 메모리 공급이 줄어 가격이 뛰는 구조다.
경로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HBM 집중 → 범용 D램·낸드 공급 위축 → 메모리 가격 상승 → 스마트폰 원가 상승 → 출고가 인상과 사양 조정. 폰값은 이 사슬의 맨 끝이다.

Helena Lopes
핵심은 HBM이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는 데 있다. HBM 칩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웨이퍼 면적과 공정 단계는 범용 D램의 3배를 넘는다. 같은 생산 라인에서 HBM을 더 찍을수록 일반 D램에 돌아갈 몫은 줄어든다.
수익성 차이가 이 선택을 부추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4의 장기 공급가를 이전 세대의 3배 이상, 기가바이트당 4달러 중후반대로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제조사 입장에선 범용 D램보다 HBM에 웨이퍼를 넣는 게 훨씬 남는 장사다.
그 결과 범용 메모리는 '남는 생산능력'으로 밀려나고, 공급이 빠듯해진 만큼 가격은 오른다.
전망이 아니라 계약 가격에서 이미 확인된다. 4분기 범용 D램과 낸드 계약가격은 전 분기보다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 품목 | 3분기 전망 | 4분기 전망 |
|---|---|---|
| 범용 D램 | 13~18% | 10~15% |
| 낸드플래시 | 18~23% | 15~20% |
오름폭 자체는 3분기보다 다소 줄었지만, 상승이 멈춘 게 아니라 높은 수준에서 계속 오르는 중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애플 등 주요 제조사를 상대로 4분기 이후 모바일 메모리 가격을 7~10% 추가 인상하는 방안을 협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값이 오르자 제조사들은 두 가지로 버틴다. 하나는 출고가 인상이다. 한 분석은 메모리 상승분이 반영되며 스마트폰 가격이 올해 94달러가량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다른 하나가 '스펙 다이어트'다. 같은 값을 유지하려 메모리 용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고가 스마트폰은 16GB 대신 12GB 램이 주류가 되고, 중가 제품은 8GB로 되돌아가는 흐름이 나타난다. 가격표만 보면 그대로여도, 실제로는 사양이 깎인 셈이다.
사는 쪽에서 중요한 건 '어떤 구성이 더 타격을 받느냐'다. 원가 상승의 진원이 메모리인 만큼, 메모리를 많이 쓰는 구성일수록 인상 압력이 크다.
판단 기준은 이렇게 잡을 수 있다. 대용량 메모리가 꼭 필요하다면, 인상분과 스펙 다이어트가 본격 반영되기 전인 지금 구형 고용량 모델을 노리는 편이 낫다. 반대로 램·저장용량이 사용 패턴에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 굳이 서두를 이유는 없다. 메모리 비중이 작은 구성은 인상 폭도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