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은 필기와 강의 영상 시청, 자료 읽기에서는 노트북을 충분히 대신하지만 복잡한 문서·발표자료·코딩 작업에서는 아직 노트북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 그래서 정답은 기기가 아니라 본인의 전공과 강의 형태에 있다. 하나만 사야 한다면 노트북을 먼저 두고, 태블릿은 한 학기를 겪어본 뒤 필요를 확인해 더하는 편이 안전하다.

"태블릿 하나로 대학 생활이 되나요"라는 질문에는 하나의 답이 없다.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갈리기 때문이다. 필기와 강의 듣기가 대부분이라면 태블릿으로 충분하고, 과제가 무거운 문서 작업이나 실습 위주라면 노트북이 있어야 한다.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이 있다. 태블릿은 있으면 편한 기기이고, 노트북은 없으면 곤란한 기기다. 그래서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라면 출발점은 노트북 쪽이다.

Beate Vogl
태블릿이 가장 빛나는 곳은 필기다. 스타일러스로 종이처럼 적을 수 있고, 교수가 나눠준 PPT나 PDF 강의안을 그대로 불러와 여백에 바로 필기하는 방식이 대학에서 가장 많이 쓰인다. 아이패드는 굿노트 같은 필기 앱 선택지가 넓고, 갤럭시탭은 기본 삼성노트의 반응속도가 좋다.
강의 영상 시청, 전공 서적이나 논문 PDF 읽기, 자료 검색도 태블릿이 편하다. 가볍고 배터리가 오래가서 강의실과 도서관을 오가는 하루에 잘 맞는다. 여기에 무선 키보드를 더하면 간단한 리포트 정도는 태블릿에서도 쓸 수 있다.
문제는 '가벼운 문서'를 넘어설 때다. 함수와 표가 얽힌 엑셀 작업, 장표를 정밀하게 맞추는 발표자료, 학교에서 자주 쓰는 한글(HWP) 문서의 세밀한 편집은 태블릿 앱에서 기능이 제한되거나 손이 많이 간다. 키보드와 트랙패드, 여러 창을 동시에 띄우는 작업 환경은 아직 노트북이 앞선다.
전공이 요구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더 분명해진다. 프로그래밍 개발 환경, 통계 분석 프로그램, 설계나 영상 편집 같은 무거운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데스크톱 운영체제에서 돌아간다. 이런 과목이 커리큘럼에 있다면 태블릿만으로는 과제 제출 자체가 막힐 수 있다.
조별 과제도 의외의 복병이다. 압축 파일을 풀어 여러 문서를 열어두고, 팀원이 보낸 양식에 맞춰 고치고, 학교 학습관리시스템(LMS)에 형식을 지켜 올리는 과정은 파일 관리가 자유로운 노트북이 확실히 빠르다. 태블릿에서도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마감 직전에 손이 꼬이기 쉽다.
판단은 다음 순서로 하면 정리된다.
덧붙이면, 태블릿이 무조건 종이보다 낫지도 않다. 화면으로 공부하면 능률이 떨어진다는 사람도 많으니, 필기 습관은 본인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편이 낫다.
두 기기의 장점을 한 대에 담고 싶다면 키보드를 분리할 수 있는 2-in-1 노트북이 절충안이 된다. 다만 순수 태블릿보다 무겁고 필기감은 전용 태블릿에 못 미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학교와 학과, 심지어 교수마다 과제와 수업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새내기라면 한 달에서 한 학기 정도 직접 겪어본 뒤 내게 부족한 쪽을 채우는 순서를 권한다. 그 사이 과제는 노트북으로 처리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