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00 회복을 이끈 반도체주 강세의 배경인 AI·HBM 수요가, 역설적으로 PC·스마트폰용 범용 D램 공급을 조여 램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서버용 64GB D램 모듈은 2025년 3분기 255달러에서 700달러 안팎까지 뛰었고, 완제품 PC와 그래픽카드 가격도 잇따라 오르고 있다. 당장 필요한 부품이라면 추가 인상 전에 사두는 편이 낫고, 급하지 않다면 월별 고정거래가격과 제조사 인상 공지를 지켜보며 안정화 신호를 기다리는 게 합리적이다.
코스피가 9일 7051.64로 33거래일 만에 7000선을 회복했다. 지수를 끌어올린 건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주였고, 이날 SK하이닉스는 3.51% 올랐다. 주가를 밀어올린 재료는 AI 데이터센터의 메모리 수요다.
문제는 이 수요가 소비자에게는 반대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고부가 제품 생산으로 라인을 돌리면서, PC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범용 D램 공급이 줄었다. 주가를 올린 힘과 램값을 올린 힘이 같은 곳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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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흐름이 부품 가격에 언제 반영되냐고 묻는다면, 답은 '이미 진행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서버용 64GB DDR5 모듈 가격은 1년도 안 되는 사이 두 배 넘게 올랐다.
| 시점 | 64GB DDR5 모듈 | 변화 |
|---|---|---|
| 2025년 3분기 | 255달러 | 기준 |
| 2025년 4분기 | 450달러 | +40~50% |
| 2026년 3월 | 700달러 전망 | 최고치 |
용량당 단가로 보면 최고점에서 기가비트당 1.95달러로, 2018년 직전 고점이던 1.00달러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서버용 가격이 오르면 같은 라인에서 나오는 일반 PC용 D램도 시차를 두고 따라 오른다.
완제품도 함께 오른다. 메모리는 완제품 PC 원가의 15~18%를 차지한다. 델은 지난해 말 10~15% 인상을 예고했고 레노버도 비슷한 폭을 검토했다. 그래픽카드 역시 탑재 메모리(VRAM) 가격 탓에 오름세다. 램은 사양이 같아도 사는 시점만으로 가격이 달라지는 부품이 됐다.
지금 사야 할지, 기다려야 할지는 몇 가지 신호로 가늠할 수 있다.
판단 기준은 '언제 필요한가'다.
당장 PC를 맞추거나 램을 늘려야 한다면, 추가 인상 전에 사두는 편이 현실적이다. 카운터포인트는 2026년 1분기에 40~50%, 2분기에 20%가량 더 오를 것으로 봤다. 지금이 올해 안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른 시점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급하지 않다면 서두를 이유는 없다. 다만 안정화 시점 전망은 엇갈린다. 하반기부터 가격이 꺾인다는 관측이 있는가 하면, 수요가 워낙 강해 완화가 2027~2028년으로 미뤄진다는 전망도 있다. 확실한 건 상반기 안에 큰 폭의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반드시 필요한 부품이면 지금, 여유가 있으면 고정거래가격이 꺾이는 신호를 확인한 뒤 움직이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