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26년 9월 8일 ASML과 협력을 넓혀 2028년 차세대 D램에 하이NA EUV 장비를 업계 최초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28년 양산을 겨냥한 장기 미세화·원가 로드맵으로, AI용 HBM 수요가 일반 D램 공급을 밀어내며 벌어진 최근 램값 급등과는 성격이 다르다. PC나 노트북 구매를 저울질한다면 이 발표를 가격 하락 신호로 읽기보다 실제 DDR5 현물가와 공급 부족 전망을 기준으로 삼는 편이 낫다.
삼성전자는 2026년 9월 8일 ASML과의 협력을 확대해 2028년 차세대 D램 제조에 하이NA EUV 노광장비를 업계 최초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명의로 나온 발표이고, 같은 자리에서 12인치 포토마스크 공동 개발도 함께 언급됐다.
하이NA EUV는 이름 그대로 렌즈의 수치구경(NA)을 기존 0.33에서 0.55로 키운 장비다. 빛을 더 넓은 각도로 모아 2나노미터 이하의 미세한 회로를 한 번에 새길 수 있다. 지금까지 이 장비를 파운드리에 먼저 들인 곳은 인텔이었고, 삼성은 파운드리가 아니라 메모리인 D램에 이걸 쓰겠다고 못 박은 셈이다. 메모리 미세화 경쟁에서 앞서겠다는 의지를 장비 선택으로 드러낸 것이다.
Photo by TECNIC Bioprocess Solutions on Unsplash
핵심은 시점이다. 도입 목표가 2028년이다. 지금 매장에 깔린 램이나 올해·내년에 살 램은 이 장비로 만든 제품이 아니다.
장비 도입 발표가 값에 주는 영향이 있다면 그건 훨씬 뒤의 이야기다. 미세공정이 진전되면 같은 면적에 더 많은 용량을 새겨 장기적으로 원가를 낮출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초기에는 값비싼 장비 투자가 원가에 얹힌다. 어느 쪽이든 2028년 이후에 걸린 문제이지, 지금 화면에 뜬 DDR5 가격표와는 연결 고리가 없다.
최근 램값이 뛰는 이유는 노광장비가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어긋남에 있다. AI 투자가 몰리면서 그래픽카드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문이 폭발했는데, HBM은 일반 D램과 같은 공장에서 같은 웨이퍼로 만든다.
문제는 HBM이 웨이퍼를 훨씬 많이 먹는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같은 용량 기준으로 HBM이 표준 D램의 약 3배 웨이퍼를 소모한다고 본다. 제조사가 HBM 쪽으로 생산을 돌릴수록 PC·노트북에 들어가는 일반 D램 물량은 줄어든다. 공급이 조여지니 값이 오른다.
시장에서는 2026년 글로벌 D램 매출이 전년보다 51% 늘고 평균판매단가(ASP)는 33%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삼성전자 스스로도 2026년 메모리 공급 부족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건 미래 기술이 아니라 지금 벌어지고 있는 수급 이야기다.
정리하면 이렇다. EUV 발표는 "삼성이 앞으로도 미세공정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장기 신호이지, "곧 램값이 내려간다"는 신호가 아니다. 이 둘을 섞으면 구매 타이밍을 잘못 잡기 쉽다.
구매를 앞뒀다면 이 발표 말고 다음을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하이NA EUV가 실제 D램으로 나오는 건 2028년이다. 그때의 원가 경쟁력을 지금의 구매 근거로 당겨 쓰기에는 시점이 너무 멀다. 지금 필요한 판단은 기술 로드맵이 아니라, 오늘의 값과 앞으로 몇 달의 수급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