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아이패드는 대부분 설정에서 배터리 최대 용량을 볼 수 없어 충·방전 속도와 발열로 간접 판단해야 하고, 화면은 색을 채워 데드픽셀·빛샘·번인을 확인해야 한다. 무엇보다 켰을 때 '안녕하세요' 설정 화면이 떠야 넘겨받을 수 있고, '소유자에게 잠김' 화면이 뜨면 활성화 잠금이 걸린 기기이므로 거래를 멈춰야 한다. 일련번호로 분실·도난 여부를 조회하고, OS 지원 기간과 새 제품과의 가격 차이를 따져 중고를 택할지 판단하면 된다.

중고 태블릿에서 가장 먼저 볼 것은 배터리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사람이 잘못 안다. 아이폰처럼 설정에서 배터리 최대 용량을 확인하려 하지만, 아이패드는 대부분 그 항목이 없다. 배터리 성능 상태를 설정에서 보여주는 건 iPad Pro(M4), iPad Air(M2), iPad mini(A17 Pro) 정도의 최신 모델을 iPadOS 17.4 이상에서 쓸 때뿐이다. 몇 년 된 중고 아이패드라면 설정을 아무리 뒤져도 최대 용량 수치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중고 태블릿은 간접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완충 상태에서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 잠깐 쓰는데도 배터리가 뚝뚝 떨어지지 않는지, 충전 중이나 사용 중에 뒷면이 뜨거워지지 않는지를 본다. 가능하면 판매자에게 충전기를 꽂아 충전이 정상적으로 되는지도 확인한다.

Marek Levak
두 번째는 화면이다. 겉보기에 멀쩡해도 켜서 봐야 드러나는 문제가 있다.
보호필름이 붙어 있으면 잠시 떼고 깊은 흠집이나 금을 확인한다. 그다음 화면 전체에 흰색, 검은색, 빨강·초록·파랑을 차례로 띄워본다. 검은 화면에서는 빛이 새는 부분이, 흰 화면에서는 죽은 점(데드픽셀)이나 얼룩진 번인이 잘 드러난다. 유튜브에 '화면 불량 테스트' 영상을 틀어 전체 화면으로 재생하면 편하다.
터치도 빠뜨리기 쉽다. 화면 구석까지 손가락을 끌어보며 반응하지 않는 구간(데드존)이 없는지, 홈 버튼과 음량 버튼, 충전 포트가 모두 정상인지 눌러보고 꽂아본다.
세 번째가 사실 사기 여부를 가르는 핵심이다. 아이패드에는 활성화 잠금이 걸려 있을 수 있는데, 이전 소유자의 계정이 남아 있으면 초기화해도 잠금 화면이 계속 떠서 사실상 쓸 수 없는 기기가 된다.
애플의 안내는 명확하다. 기기를 켜서 상태를 확인하라는 것이다. iPadOS 15 이상에서 활성화 잠금이 걸려 있으면 '소유자에게 잠김' 화면이 뜨는데, 이런 기기는 절대 넘겨받으면 안 된다. 암호 잠금 화면이나 홈 화면이 바로 뜬다면 초기화가 안 된 상태이니 판매자에게 지워 달라고 요청한다. 넘겨받아 설정할 때 이전 소유자의 애플 계정 정보를 묻는다면 아직 연결이 안 풀린 것이다.
정상적으로 넘겨받을 수 있는 상태는 딱 하나다. 켰을 때 '안녕하세요(Hello)' 설정 시작 화면이 뜨는 경우다. 직거래라면 이 화면을 눈으로 확인하고 돈을 건네는 게 안전하다.
네 번째는 기기의 신원이다. 화면과 배터리가 멀쩡해도 도난·분실 신고된 기기라면 나중에 문제가 생긴다. 설정이나 기기 뒷면에서 일련번호와 IMEI를 확인해, 분실·도난 등록된 기기가 아닌지 조회하고 보증 상태도 함께 살핀다. 판매자가 일련번호 공개를 꺼린다면 그 자체가 신호다.
안드로이드 태블릿도 원리는 같다. 이전 소유자의 구글 계정이 남아 있으면 초기화 뒤 재설정할 때 계정 인증을 요구하니, 계정이 완전히 지워졌는지 확인하고 받아야 한다.
마지막은 판단이다. 중고가 늘 답은 아니다. 기준은 두 가지로 좁힌다.
하나는 운영체제 지원 기간이다. 태블릿은 OS 업데이트가 끊기면 보안과 앱 호환에서 밀리기 시작한다. 너무 오래된 모델은 값이 싸도 남은 수명이 짧다. 다른 하나는 가격 차이다. 새 제품과의 차액이 크지 않다면, 배터리 소모와 활성화 잠금 위험을 감수하며 중고를 살 이유가 줄어든다.
문서 작업이나 영상 시청처럼 가벼운 용도이고, 최신 성능이 굳이 필요 없다면 몇 세대 전 모델을 중고로 사는 편이 합리적이다. 반대로 최신 앱과 긴 사용 기간이 중요하다면, 조금 더 보태 새 제품이나 애플 공식 리퍼 제품을 보는 편이 결국 손해가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