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온라인 할인 상품의 12.8%가 행사 기간에 정가를 올려 할인율을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표시된 할인율만 믿으면 수십만 원짜리 가전에서 손해가 커지기 때문에, 행사 직전 가격과 카드·쿠폰 조건, 모델명을 순서대로 확인해야 한다. 가격 그래프로 행사 전 가격을 보고 내가 실제로 낼 돈을 계산한 뒤 모델명 끝자리까지 맞춰보면, 지금 살지 기다릴지 판단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5월 온라인 할인 표시를 조사했더니, 설 선물세트 800개 가운데 102개(12.8%)가 행사 기간에 정가를 올려 할인율을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6개는 정가를 행사 전의 두 배 이상으로 올렸고, 세 배 넘게 올린 상품도 있었다.
선물세트 이야기지만,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쓰는 가전이라면 이 '착시'의 금액이 훨씬 커진다. 그래서 큰 가전을 살 때는 표시된 할인율이 아니라 다음 세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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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볼 것은 '행사 전 가격'이다.
다나와·에누리 같은 가격비교 사이트는 제품별 가격 변동 그래프를 제공한다. 할인 시작 직전에 가격이 슬쩍 올랐다가 행사가로 내려왔다면, 표시된 할인 폭만큼 싸진 게 아니다. 소비자원 조사에서도 시간제한 할인 상품의 20%가량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가격이 같거나 오히려 더 내렸다. '지금만 이 가격'이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최근 두세 달 그래프에서 지금 행사가가 바닥권인지부터 확인하자.
할인가 옆에 붙은 큰 숫자는 대개 '최대 할인가'다.
공정위와 소비자원도 일반 할인가와, 카드·쿠폰을 모두 적용한 최대 할인가를 구분해 표시하라고 권고했다. 뒤집어 말하면, 광고에 적힌 최저가는 특정 카드로 결제하고 특정 쿠폰을 받고 몇 개월 할부를 걸어야 나오는 값일 수 있다.
확인할 것은 단순하다. 그 카드가 내게 있는지, 쿠폰 발급 조건을 채우는지, 전월 실적 같은 단서가 붙는지다. 이런 조건을 뺀 '내가 실제로 낼 돈'을 계산해 다른 채널과 비교해야 한다.
같은 제품처럼 보여도 유통 채널마다 '전용 모델'이 따로 있는 경우가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에 공급되는 모델은 겉모습이 거의 같아도 모델명 끝자리(접미사)가 다르고, 스피커나 패널, 단자, 리모컨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 가격만 보고 "여기가 더 싸다"고 판단하면, 사실은 구성이 다른 제품을 비교한 셈이 된다.
비교하기 전에 제조사 공식 사이트에서 정식 모델명과 구성을 확인하고, 같은 끝자리끼리 가격을 맞춰보자. 매장 상품코드(SKU)는 모델명이 아니므로 비교 기준으로 쓰면 안 된다.
세 단계를 다 거쳤다면 판단은 어렵지 않다.
기다릴 때의 기준도 있다. 신제품 출시가 가까운 구형 모델은 출시 한두 달 전부터 재고 정리 할인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출시 직후 신제품은 가격이 가장 높은 편이다. 당장 고장 난 가전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세 단계를 통과하지 못한 행사가는 한 번쯤 흘려보내도 손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