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들어 PC용 D램 가격이 1년 전의 약 7배로 뛰면서 델·레노버 등 완제품 가격 인상이 시작됐고, 10월 13일 코스피 급락은 그 반대편인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에서 나왔다. 주가가 빠졌다고 노트북이 곧 싸지는 것이 아니며, 메모리 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완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지금 당장 필요하면 미룰 이득이 작으니 사되, 급하지 않다면 RAM 용량과 구형 재고·프로모션, 동일 모델의 출고가 추이를 확인한 뒤 판단하는 편이 낫다.
10월 13일 코스피는 5.46% 내린 6,035.35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하루 4조5천억 원 넘게 팔았고, SK하이닉스는 10% 넘게, 삼성전자는 7%대 급락했다. 방아쇠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차세대 서버용 D램 출시 계획을 내놓으면서 커진 공급과잉 우려였다.
그런데 구매자 입장에서 헷갈리는 지점이 여기 있다. 주가를 끌어내린 건 '앞으로 D램이 흔해질 수 있다'는 우려인 반면, 지금 매장에서 겪는 건 반대로 치솟는 가격이다. 둘은 보는 시점이 다르다. 주가는 몇 년 뒤 공급 전망에 먼저 반응하고, 노트북 가격표는 지금 당장의 수급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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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PC용 범용 D램 가격은 1년 사이 약 7배로 뛰었다. PC용 DDR4 8Gb 제품 평균가는 2025년 4월 1.65달러에서 2026년 1월 11.50달러가 됐다. 한 달 전보다도 23%가량 오른 값이다.
이 상승의 뿌리는 AI 데이터센터다. 서버용 고대역폭 메모리에 생산 능력이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흔하던 PC·노트북용 범용 D램까지 물량이 빠듯해졌다. CXMT 뉴스로 흔들린 건 어디까지나 '미래' 공급이고, 당장의 품귀는 그대로다.
메모리값 상승이 노트북 가격에 닿는 데는 단계가 있다. 월 단위로 정해지는 메모리 계약가가 먼저 오르고, 그게 제조사 조달 원가에 쌓인 뒤, 신제품 출고가에 얹힌다. 이미 창고에 들어와 있는 구형 모델은 당분간 기존 가격이 유지되기도 한다.
제조사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트렌드포스 집계를 보면 델은 2025년 12월 중순까지 최대 10~15% 인상을 예고했고, 레노버도 2026년 1월 비슷한 수준을 검토했다. HP 최고경영자는 2026년 하반기까지 메모리 가격이 꺾이지 않으면 자사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정을 전망에 걸지 말고 두 가지만 따지면 된다. 첫째는 시급성이다. 지금 쓰던 기기가 고장 났거나 업무·학업에 당장 필요하다면, 가격이 가까운 시일에 내릴 신호가 없는 만큼 미뤄서 얻는 이득이 거의 없다. 사는 게 맞다.
둘째는 RAM 용량이다. 메모리값이 오르는 국면에서는 나중에 램을 증설하거나 교체하는 비용도 같이 오른다. 당장 사야 한다면, 예산이 허락하는 선에서 램을 한 단계 넉넉히 잡아 교체 주기를 늘리는 쪽이 유리하다. 반대로 급하지 않다면 서두를 이유도 없다. 신제품 출고가가 먼저 오르는 구조라, 성능이 충분한 구형 재고나 이월 모델을 노리면 인상 전 가격을 잡을 수 있다.
주가 급락 뉴스는 '곧 싸진다'는 뜻이 아니다. 노트북 가격은 지금의 수급이 정하고, 그 수급은 당분간 빡빡하다. 결국 전망을 맞히려 애쓰기보다, 필요한 시점과 쓸 용량을 기준으로 정하는 편이 실수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