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과기정통부 장관이 LG유플러스 해킹 사고에 대해 '고의 은폐가 수사로 확인되면 위약금 면제를 요청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조건부 방침일 뿐 면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앞선 SKT·KT 사례처럼 회사 귀책이 인정되면 약관 제43조에 따라 면제로 이어질 수 있으나, SKT가 면제 기간을 연장하지 않았듯 혜택은 한시적일 수 있다. 약정이 남았다면 교체가 급한지 아닌지로 나눠, 잔여 위약금을 미리 계산해두고 수사 결과와 귀책 판단 발표를 확인한 뒤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10월 6일 국정감사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LG유플러스 해킹 사고와 관련해 "수사를 통해 고의적인 증거 인멸이나 조사 방해가 밝혀지면 당연히 위약금 면제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밝혀지면'이라는 조건이다.
즉 지금 확정된 건 위약금 면제가 아니라, 특정 조건이 수사로 확인될 경우 정부가 면제를 '요청'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면제가 시행되려면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고, 회사의 귀책 사유가 공식 인정되는 절차가 남아 있다. 약정이 남은 가입자가 이 발언 하나만 믿고 지금 당장 해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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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해두면 판단이 쉬워진다.
확정된 사실은 세 가지다. 국감에서 여야 의원이 위약금 면제를 요구했고, 장관이 조건부로 면제 요청 방침을 밝혔으며, LG유플러스 측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도 세 가지다. 경찰 수사 결과(고의 은폐 여부), 회사 귀책 사유의 공식 인정, 그리고 면제가 시행된다면 그 대상과 기간이다. 이 사고는 지난해 7월 한국인터넷진흥원 제보 직후 침해 서버가 폐기됐고, 경찰 수사가 약 10개월째 진행 중이다. 결론은 아직 열려 있다.
통신사 해킹과 위약금 면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선 사례가 흐름을 가늠하게 해준다.
지난해 SK텔레콤 유심 해킹 때 과기정통부는 7월 4일 "회사 과실이 인정되며 이용약관 제43조(회사 귀책 사유로 해지 시 위약금 면제)를 적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고, SKT는 중도해지 위약금 면제를 시행했다. KT 사고에서도 정부는 위약금 면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패턴은 '귀책 사유 인정 → 약관 제43조 적용 → 면제'로 이어진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16년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때도 통신 3사가 위약금을 면제한 선례가 있다. LG유플러스도 수사에서 귀책이 확인되면 같은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 가지 더 봐야 한다. SKT는 위약금 면제를 시행했지만 이후 그 기간을 연장하지 않았다. 면제가 시작돼도 '무기한'이 아니라 한시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약정이 남았다면 교체 이유부터 나눠보는 게 현실적이다.
정리하면 지금은 '해지 버튼을 누를 때'가 아니라 '내 조건을 계산해두고 발표를 기다릴 때'에 가깝다. 면제는 가능성이 열렸을 뿐, 아직 내 손에 쥔 혜택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