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큘레이터는 사람을 직접 식히는 선풍기와 달리 좁고 직진성 강한 바람으로 실내 공기를 섞는 기기다. 그래서 에어컨·난방기와 함께 쓰거나 방 사이 공기를 옮길 때 값을 하고, 단칸방에서 더위만 식히려 한다면 선풍기가 낫다. 모터 방식, 소음 수준, 분해 청소 여부, 평수 대비 풍량을 따져 고르면 실패를 줄일 수 있다.

겉모습은 닮았지만 둘이 하는 일은 다르다. 선풍기는 넓게 퍼지는 바람을 몸에 직접 보내 땀을 식힌다. 서큘레이터는 좁고 곧게 뻗는 바람으로 방 안의 공기를 섞는다.
바람이 닿는 거리부터 갈린다. 선풍기 바람이 보통 10~15미터를 가는 반면, 서큘레이터는 15~25미터까지 직진한다. 날개가 더 각지고 비틀려 있는 데다 그릴이 나선형이라, 바람이 흩어지지 않고 멀리 간다. 사람을 시원하게 하는 기계가 아니라 공기를 옮기는 기계라고 보면 된다.

ready made
서큘레이터의 쓸모는 냉난방기와 같이 쓸 때 가장 분명해진다. 에어컨을 틀면 찬 공기는 바닥에 깔리고, 난방을 틀면 더운 공기는 천장에 뜬다. 공기층이 갈려 있으면 온도가 고르지 않고, 설정 온도에 닿을 때까지 기기는 계속 돌아간다.
서큘레이터로 이 공기층을 섞어 주면 방 전체 온도가 빨리 균일해진다. 그만큼 에어컨이나 난방기의 가동 시간이 줄어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 에어컨과 대각선 방향으로 바람을 돌려 찬 공기를 방 안쪽까지 밀어 주는 식이다. 배치만 맞으면 체감 온도를 2~3도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난방에서도 원리는 같다. 천장에 고인 더운 공기를 아래로 끌어내리면 발밑이 덜 춥다. 복층이거나 방이 여러 개로 나뉜 집일수록 이런 효과가 크다.
냉난방기 없이 더위만 식히려 한다면 서큘레이터는 선풍기만 못하다. 직진 바람은 몸에 넓게 닿지 않아 체감 냉감이 약하기 때문이다.
작은 원룸 한 칸처럼 공기층이 갈릴 공간 자체가 좁은 집도 체감 차이가 크지 않다. 공기를 옮길 거리가 짧으면 '순환'이 주는 이득이 줄어든다. 방 사이 공기를 옮기거나 빨래 건조와 환기까지 생각한다면, 그때 제값을 한다.
먼저 모터다. BLDC 모터는 바람 단계를 세밀하게 조절하고 전기를 덜 먹지만 값이 비싸다.
| 항목 | BLDC | AC |
|---|---|---|
| 소비전력 | 20~35W | 70~80W |
| 바람 단계 | 8~20단계 | 3~4단계 |
| 소음 | 상대적으로 작음 | 다소 큼 |
| 가격 | 30~50% 비쌈 | 저렴 |
소음도 미리 봐야 한다. 서큘레이터는 직진 바람을 만드느라 대체로 40~65데시벨 수준이다. 침실에서 밤새 켜 둘 생각이라면 소음 수치를 확인하되, 너무 조용한 제품은 순환력이 약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다.
청소 편의는 위생과 직결된다. 공구 없이 날개와 커버를 분리할 수 있는 제품이 관리가 쉽다. 분해가 안 되면 날개 사이에 낀 먼지를 닦아내기 어렵다.
마지막은 풍량과 평수의 궁합이다. 작은 방 3~4평이면 공기 이동거리 10~15미터, 원룸 5~9평이면 18~25미터, 거실까지 돌릴 10~15평이면 26~30미터 이상이 권장된다. 상하·좌우 회전은 공기를 고루 퍼뜨리지만, 회전 중에는 직진성이 떨어져 순환 효율이 조금 낮아진다. 한곳의 공기층을 집중해 섞을지, 방 전체에 바람을 분배할지를 먼저 정하고 고르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