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가전의 실제 지출은 표시가격이 아니라 설치비, 배송비, 폐가전 수거, 보증 조건까지 더한 금액이다. 특히 에어컨 설치는 배관 연장·타공·실외기 거치에서 비용이 불어나고, 구매처마다 설치·수거 포함 여부가 달라 최저가가 뒤집히기도 한다. 결제 전에 설치 환경과 치수, 추가 설치비 항목, 폐가전 무상수거 가능 여부, 품질보증기간을 하나씩 확인해야 한다.

큰 가전을 처음 살 때 가장 많이 깨지는 계산이 "화면에 뜬 가격이 내가 낼 돈"이라는 생각이다. 실제 지출은 여기에 설치비, 배송비, 쓰던 가전 처리 비용, 그리고 나중에 고칠 때의 보증 조건까지 더한 금액이다. 같은 모델이라도 구매처에 따라 이 항목들의 포함 범위가 달라, 표시가격 최저가가 결제 단계에서 뒤집히기도 한다. 그래서 담기 전에 항목을 순서대로 짚어 보는 게 돈을 아끼는 방법이다.

ready made
추가 비용이 가장 크게 튀는 곳이 설치다. 에어컨이 대표적이다. 신규 구매는 판매처 정책상 기본 설치가 무료인 경우가 많지만, '기본'을 넘어서는 순간 돈이 붙는다.
단품 벽걸이 에어컨은 보통 기본 배관 5m가 포함되는데, 실외기가 멀면 배관을 연장해야 하고 미터당 비용이 든다. 벽에 구멍을 더 뚫는 추가 타공, 외벽이나 난간에 실외기를 다는 앵글 거치도 별도다. 특히 내력벽에는 타공이 불가능해 설치 자체가 막힐 수 있으니 구조를 미리 봐야 한다.
| 추가 항목 | 대략 비용 |
|---|---|
| 배관 연장 | 미터당 2만~2.5만 원 |
| 추가 타공 | 회당 1만 원 |
| 실외기 앵글 거치 | 12만~18만 원 |
냉장고와 세탁기는 설치비보다 치수가 문제다. 제품 폭과 높이가 현관문, 엘리베이터, 설치 공간에 들어가는지, 세탁기라면 수도와 배수 위치가 맞는지 재 봐야 한다. 가스레인지를 인덕션으로 바꾸면 전기 용량 점검이 따라오고, 용량이 부족하면 승압 공사까지 번진다.
새 가전이 들어오면 쓰던 가전을 빼야 한다. 여기서 돈을 아낄 수 있는 게 폐가전 무상 방문수거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같은 대형 가전은 한 대만 있어도 무료로 집까지 와서 가져간다. 신청은 전화 1599-0903이나 공식 누리집(www.15990903.or.kr), 카카오톡 채널로 하면 된다. 소형 가전은 5개 이상 모아야 하고, 벽걸이 TV는 철거한 뒤 신청해야 한다.
주의할 점이 있다. 이 서비스를 사칭해 수거비를 요구하는 비공식 업체가 있다. 반드시 공식 번호나 누리집으로 신청하고, 방문 직원의 신분을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배송은 대부분 무료지만 도서산간은 추가될 수 있으니 결제 전에 확인한다.
가격표에 안 적힌 비용이 또 있다. 고장 났을 때의 수리비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가전제품의 품질보증기간은 통상 1년이지만 품목과 부품에 따라 다르고, 부품 보유 기간은 보증기간과 별개로 운영된다. 설치 과정의 하자도 보상 대상에 들어간다.
그래서 살 때 세 가지를 확인한다. 품질보증기간이 몇 년인지, 핵심 부품의 보증이 더 긴지, 설치 기사의 무상 A/S 기간이 언제까지인지다. 사설 업체 설치라면 견적서에 배관·타공·가스 보충 항목과 무상 A/S 기간이 적혀 있는지 봐야 나중에 다툼이 없다.
구매처별로 설치 포함 여부, 폐가전 수거 대행, 카드·멤버십 할인, 사은품이 제각각이다. 온라인 최저가가 설치비를 따로 받으면, 설치가 포함된 대형마트나 제조사 공식몰 가격보다 비싸질 수 있다. 비교는 표시가격이 아니라 '설치까지 끝난 총액'으로 해야 맞다.
에너지효율도 변수다. 1등급 제품은 정부의 으뜸효율 환급 같은 사업이 열리는 해에 구매가의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 2025년 사업은 1등급 제품 구매가의 10%를 인당 최대 30만 원까지 환급했고 2026년 1월 신청이 마감됐다. 이런 사업은 예산이 소진되면 조기에 끝나고 매년 열리지도 않으니, 구매 시점에 진행 중인지 한국에너지공단에서 확인해야 한다.
가전은 한 번 들이면 오래 쓰는 물건이라,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 10분이 설치 당일의 추가 청구서를 막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