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레이밴과 만든 카메라 AI 안경이 국내 출고가 69만원에 풀리며 음성으로 촬영과 검색을 돕는 웨어러블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수능을 비롯한 시험장에서는 반입 금지 물품이고 회사·보안시설과 일상의 프라이버시에서도 제약이 커, 어디서 쓰느냐가 효용을 좌우한다. 핸즈프리 촬영과 현장 검색이 잦다면 값을 하지만, 주된 목적이 시험이나 업무 보조라면 지금은 보류가 현실적이다.

메타가 안경 브랜드 레이밴과 함께 만든 '레이밴 메타'는 겉보기엔 평범한 선글라스지만, 다리에 카메라와 마이크, AI를 넣었다. 국내에는 2026년 5월 메타가 직접, 7월에는 이동통신 3사가 내놨고 출고가는 기본형 69만원, 편광렌즈 모델 74만원이다.
핵심은 손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로 사진과 3K 화질 영상을 눈높이에서 바로 찍고, 음성 명령으로 촬영과 음악·메시지를 제어한다. 메타 AI는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고, 눈앞의 사물과 간판, 텍스트를 인식해 설명해 준다. 배터리는 한 번 충전에 최대 8시간, 충전 케이스를 더하면 48시간까지 간다.
쓸모가 분명한 쪽은 정해져 있다. 요리나 운동, 아이를 안고 있을 때처럼 손이 자유롭지 않은 순간의 촬영, 여행지에서 간판이나 메뉴판의 외국어를 읽어야 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책상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충분한 일이라면 굳이 안경일 이유가 적다.

Andy Barbour
사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제약이 시험장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7학년도 수능 유의사항에서 스마트 안경을 반입 금지 물품으로 명시했다. 1교시 시작 전에 제출하지 않고 시험 중 착용만 해도 그해 시험이 무효 처리되고, 이듬해 수능 응시 자격까지 정지된다. 교육부 훈령인 수능 관리규정 제19조에 따른 조치다. 감독관의 확인 요구에 응하지 않아도 중대한 부정행위로 처리될 수 있다.
문제는 적발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교육부도 전파탐지기로 스마트 안경을 가려내는 데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고, 그래서 올해 수능은 매 교시 안경을 쓴 수험생을 감독관이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으로 간다. 실제로 연세대 논술에서는 일반 안경으로 입실한 뒤 시험 도중 스마트 안경으로 바꿔 쓰다 적발된 사례가 나왔고, 토익에서도 적발돼 4년간 응시가 제한됐다. 수험생이거나 수험생을 둔 가정이라면 '시험 보조'를 기대하고 살 물건이 아니라는 뜻이다.
제약은 시험장에 그치지 않는다. 기밀을 다루는 회사나 연구소, 공공·보안 시설은 카메라가 달린 기기의 반입을 막는 경우가 많다. 안경이라고 예외가 되지는 않는다. 출입 단계에서 벗어 맡겨야 한다면 상시 착용이라는 장점이 사라진다.
더 근본적인 쟁점은 프라이버시다. 겉모습이 보통 안경과 구별하기 어렵다는 바로 그 장점이, 주변 사람 입장에서는 지금 찍히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약점이 된다. 상대의 동의 없는 촬영은 초상권과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고, 몰래 찍는 행위는 법적 책임까지 진다. 카페나 지하철처럼 타인이 많은 공간에서 습관적으로 쓰기엔 부담이 따른다.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네 가지다. 첫째, 핸즈프리 촬영이나 현장 번역·검색을 자주 쓸 용도가 분명한가. 둘째, 자주 가는 공간이 반입을 막지는 않는가. 셋째, 타인 촬영에 따르는 프라이버시 부담을 감당할 생각이 있는가. 넷째, 69만원대 값과 하루 단위 충전을 감수할 만큼 자주 쓸 것인가.
네 가지에 대체로 그렇다면, 특히 영상 콘텐츠를 만들거나 야외 활동이 잦은 사람에게는 값을 한다. 반대로 시험이나 업무에서 몰래 도움을 받겠다는 기대가 구매 동기라면, 지금 제도상 득보다 실이 크다. 단순한 호기심이라면 통신사 할인 조건을 끼운 체험 수준으로 접근하는 편이 안전하다.